여행

[인천-괌]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첫 탑승 후기 2편

하악질선생 2023. 11. 8. 12:1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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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도록 꿈꿔왔던 일을 실제로 경험했을 때, 느껴지는 쾌락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. 마치 중독에 걸린 사람마냥 하루종일 그 순간을 되새기고 떠올리며 갈망했다. 남은 잔상과 남아있는 사진, 동영상에 의존하며 다음을 기약하는,

 

 

  • 식사시간이다. 이렇게 식탁보(?)를 깔아준다. 누워있던 시트를 세우고, 기내식 영접할 준비를 해야한다.
  • 인천-괌 노선도 사전 기내식을 신청할 수 있다. 고기를 좋아하는 나는 스테이크를 골랐다. 
  • 첫 스타트는 주류다. 승무원이 꽤 고급져보이는 와인을 들고온다. 스테이크는 역시 레드와인이다. 와인을 달라하면 두 종류를 추천해준다. 안타깝게도 사실 뭐가 뭔지 모른다. 벙찐 사람마냥 있어도 승무원은 당황하지 않는다. '어...' 하고 있으면 하나씩 시음해보라고 둘 다 따라준다. 그 맛이 그 맛 같다. "제일 무난한 거 주세요..." 하면 가장 레귤러한 와인을 따라준다. 와인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.

 

  • 에피타이저. 메인 요리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배부르다. 와인을 맥주처럼 마셨더니 벌써부터 얼굴이 빨개진다. 상공에서 마시는 술은 취기가 좀 더 올라온다. 알딸딸한 맛이 좋다.
  • 한식에 진심인 와이프는 낙지덮밥을 신청했다. 괜히 한 숟가락 뺏어먹고 싶다. 고도 만피트 (정확히 몇만 피트인지 모른다)에 둥둥 떠 있는 레스토랑에 온 기분이 든다. 7년 8년 모은 내 마일리지가 아깝지 않은 기분이다.

 

의지의 한국인 와이프는 공항에서도 한식을 먹더니 상공에서도 한식을 먹는다.

  •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요리, 스테이크다. 안심 부위였던걸로 기억한다. 저 노릇함이 누룽지를 닮은 음식은 감자다. 미디움으로 선택했는데 제법 잘 썰린다. 사실 찢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. 칼질이 서투른 편이라. 한 입에 넣으면 사르르, 녹아내린다. 납득이 안 갈 정도로 스르르 녹는다. 

 

  • 후식이다. 과일까지 준다. 남는 게 있나모르겠다. 다 준다. 칼 라운지에서 가득 채운 배가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다. 미리 프레스티지 기내식에 대해 검색을 하고 올 걸, 후회도 된다. 과일 먹는데 왜 칼을 준 건지는 모르겠다. 당도가 좋다.

 

  • 배도 채웠겠다, 이제는 타임 투 슬립 올 왓칭 무비 타임이다. 좌석이 침대가 된다. 가끔 유튜브에 일등석 영상을 보고는 했다. 침대처럼 눕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. 직접 누워보니 세상 편했다. 원래 사람이란 그렇다. 기다리고 기다리다 절정에 무르익었을 때 이루는 만족도는 최상 중에 최상이다. 

 

당신의 구름에 치얼스다.

 

  • 16만 마일리지를 모아 유럽이나 미국 일등석을 타는 게 내 목표였다. 7년쯤 모았다. 13만 마일리지에 도달했다. 고작 3만 마일리지가 남았는데, 이렇게 쓰게 되어 참 마음이 쓰리다, 라고 말하면 와이프한테 혼날 것 같다. 꼭 필요한 상황에 또 현실에 맞게 운 좋게 잘 쓰고 잘 경험했다. 
  • 다음 목표가 생겼다. 32만 마일리지를 모으겠다. 나혼자 왕복...을 다녀올 수 없으니 편도라도 일등석을 꼭 타야겠다. 괌 4박 5일보다 훨씬 더 좋았던 4시간의 비행, 프레스티지 스위티 탑승 후기였다.  끝. 

마일리지 발권은 몇 좌석 되지 않으니
혹시 희망하는 분들께서는 몇개월 더 서둘러 예약하시기를 추천드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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